계좌를 자주 확인할수록 수익률은 떨어진다
계좌를 자주 확인하는 편인가요?
장이 열리면 호가창을 켜고, 점심시간에 수익률을 확인하고, 퇴근 후에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내일 뭘 살지 고민합니다.
뭔가를 계속하고 있어야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이 보고, 더 자주 분석하고, 더 빠르게 움직이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계좌를 자주 확인할수록, 수익률은 떨어집니다.
같은 시장에 있었는데, 9%를 깎아먹었다
DALBAR이라는 금융 리서치 회사가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실제 수익률과 시장 수익률을 비교하는 연구입니다.
2024년,
시장은 25%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16%였습니다.
같은 시장에 있었는데,
9%를 깎아먹은 겁니다.
이건 ‘못해서’가 아닙니다.
‘건드려서’입니다.
한 해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이 격차는 15년 연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시장 평균을 이긴 마지막 해가 2009년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종목을 못 골라서? 운이 나빠서?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 손이 너무 바쁜 겁니다.
가장 크게 오르기 직전에 빼고, 가장 크게 빠진 직후에 다시 들어옵니다.
더 열심히 할수록, 덜 벌었습니다.

수익률 1등은 계좌를 잊어버린 사람이었다
투자 업계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피델리티(Fidelity)가 고객 계좌의 수익률을 분석했더니,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계좌는 주인이 계좌를 잊어버린 사람들의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망치지 않은 겁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대부분은 그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공식 연구인지 여부를 떠나서, 이 이야기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게 건드린 계좌가 많이 건드린 계좌를 이깁니다.
뭔가를 해야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사고팔수록 손해라는 건 이제 알겠습니다. 그럼 왜 사람들은 계속 사고팔까요?
뭔가를 해야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빠지면 불안합니다.
불안하면 뭔가를 하고 싶어 집니다.
팔든, 사든, 종목을 바꾸든. 뭔가를 하면 "내가 대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당하고만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행동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와 상관없이, 행동 자체가 심리적 안정을 줍니다.
이게 함정입니다. 통제감은 진짜 통제가 아닙니다. 시장은 내가 버튼을 누른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내가 팔아도 시장은 그대로 움직이고, 내가 사도 시장은 그대로 움직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시장이 아니라, 시장 앞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뿐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최선의 행동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입니다.
구조 없이 안 하는 건 방치, 구조 위에서 안 하는 건 전략
앞서 이야기했던 복리를 떠올려보겠습니다.
복리가 작동하려면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카지노는 절대 안 하는 짓을 투자자는 매번 한다"고도했습니다.
복리를 작동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작동하고 있는 걸 건드리지 않는 것입니다.
워런 버핏의 파트너 찰리 멍거(Charlie Munger)는 이렇게 말한 적 있습니다.
"복리의 첫 번째 규칙은, 불필요하게 끊지 않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건 게으른 게 아닙니다.
작동하고 있는 구조를 지키는 것입니다.
다만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무것도 안 한다"가 전략이 되려면, 안 해도 되는 구조가 미리 짜여 있어야 합니다.
손실의 비대칭을 알고, 복리의 구조를 알고, 분산을 짰습니다.
이 구조가 있으면, 시장이 흔들려도 "지금은 안 해도 된다"는 판단이 가능합니다.
구조 없이 안 하는 건 방치입니다. 구조 위에서 안 하는 건 전략입니다.
덜 망치는 게임
투자는 더 많이 하는 게임이 아니라,
덜 망치는 게임입니다.
"지금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충동이 올 때,
한 가지만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지금 하려는 이 행동은,
내 구조를 더 좋게 만드는가,
아니면 그냥 불안해서 하는 건가.
여기서 대부분 멈춥니다.
"아, 안 건드려야겠네."
그리고 끝입니다.
근데 진짜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시장에는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되는 순간"도 존재합니다.
그걸 구분하지 못하면,
이번엔 반대로 기회를 놓칩니다.
다음 글에서는
"언제는 가만히 있어야 하고,
언제는 반드시 움직여야 하는지"
이 기준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이 글은 투자 권유나 종목 추천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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